옛집 생각 몽련 최순옥 뒤꼍에 홀로 남아 앵두 꽃 하얗게 피워낸 저 나무 나처럼 기억할까? 탄생과 성장을 지키고 몰락의 검붉은 상처마저 살갑게 핥아 주며 오대를 품었던 나지막한 집 그을음에 절은 몸 헐거워진 뼈마디 사이로 밤바람 스치는 소리 들릴 때면 불면의 밤도, 그리 길진 않았었지 도시로 떠나가 문명의 이기에 길든 자식들 잿간 치우듯 허물었으니 햇살 간지러운 계절이 되면 옛집 생각에 허기지는 나날이다. 2004,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