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언젠가 가을이 한 가운데 있던 날..
그럴싸한 이층 찻집에서 바라본
붉어 버린 갯벌위의 황홀한 노을을 떠올립니다.
한 평생을 씩씩하게만 살아 온 노신사..
참회와 회개의 눈망울에
나의 가슴이 터질 듯 보듬어 앉습니다.
그동안의 세월을 악마의 한순간에
휘둘리고 따스한 봄볕아래
자식의 순한 양이 되어 고개를 떨구고
하나도 안 남기고 모두 떠나 보내고
꺼칠한 가죽에 사랑만 남아
퀭한 눈빛으로 죄인이 되어 버렸습니다.
오직 당신의 자녀로 살다 가기를
하얀 천사와 약속하며
어리광을 피웁니다.
노병으로 여기에 머문
종이 호랑이...
아름다운 석양을 친구 삼아 윤기를 내고
부디 역겨운 로맨티스트는 아니더라도
통통 물오른 피붙이들과 살 부비며
펑펑 울어 가며 행복 나누소서..
여유롭게 안녕.. 할수 있도록 믿고 의지 하소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슴 따듯하게 사랑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