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의 꼬리
글, 몽련 최순옥
드르륵 거리며
죽은 심장을 켜는
전기톱날 소리는
정 조준 된 총알처럼
무딘 귓속으로 파고들어
두개골 속을 점령하고 있는
흉물스러운 도마뱀을 향해
날아 와 꽂힌다
상처의 극심한 통증으로
하루 밤 낮을
뒹굴게 하는 것의 정체는
성찰의 톱날에 묻어난
죽은 심장에 남은
한 방울의 따뜻한 피
내 안에 서식하는
편견, 위선, 오만의 도마뱀.
절단한 꼬리의 끈질긴 재생력에 대한 증오가
다시 또. 전기톱날에 스위치를 켜 들게 한다
2004,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