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소식을 전하는 지금
나의 사랑이 웨딩마치를 걷고 있단다
나의 사랑이었지, 아마
웅장한 결혼행진곡은
죄어드는 가슴에 현기증을 안겨 주고
한 쌍의 고운 미소는 감미로운 고통의 무게로 다가온단다
내가 서야 할 자리의 그 곳엔
눈부신 웨딩 드레스의 ... 낯선 신부...
피빛 고운 죽음의 신부로 보임은
내 마지막 분노가 만든 질투라고
변명하고 싶단다
내가 있음을 내 사랑은 알까
속으로 상처를 동여 매며 웃고 있는
한 때 사랑이었던 내가 있음을
그 가슴은 알고 있을까
슬프냐고 내게 묻지 말아다오
그 슬픔을 표현할 수 없는
막막함에
울어 버리길 바라는 게 아니라면
인생이,
세상이 언제 한 번 내 뜻대로 움직여 주었니
세월은 말이 없고 변화를 모른다는데
세월속에 사는 우리는 늘 변화를 꿈꾸었지
세월에 반항하듯
내 사랑은
아마, 그래서 내게 반항했지 싶단다
봄처럼 따사롭고 향긋하던
내 사랑이 이제는
찬 입김과 낯설은 향기를 남긴 체 가고 있음을...
오, 사랑이여
애닮도록 어여쁜 사랑이여
내 슬픈 연인이여
짧은 인연속의 긴 열망이여
오, 사랑이여
우울한 축복이여
인어 공주의 위대한 미소가
그제야 가슴에 와닿는 날
그 미소를 이제 내가 배운단다
사랑은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음을
넌 알고 있었니, 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