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1996.6 25.
걸러진 하루.
정지된 과거.
그 속에 묻어있는 삶의 목소리.
이천. 경기도. 숲 속에서 돈을 써야 될 곳이 반경 오리 안에는 무엇도 없단다.
연구소.컴퓨터.바둑.돌고돌고 또 도는 종점 버스타고 성남땅 나왔다.
그리움.사랑.삶의 하대원14-4번지 뒤로하고,
아홉시 사십분 막차타고
허름한 퉁신부 아파트에 펑범한 공무원이 된 몸이 눕는다.
네게도 꿈이 있었던 연화산 있었다.
내게도 꿈이 펼쳐졌던 지리산 있었단다.
그렇게 이십대 방황은 삽십대 현실로가고.
평범해서 무서운 기성세대 되어간다.
너는 이천 숲 속에.
나는 비오는 도심에서 호흡곤란으로 서 있다.
그렇게 종점 여행은 또 시작된다.
십오만원을 갈취당하듯이 적금을 든다고...
너의 아낙과 살 전세 마련하기위해.
십년은 족히 걸리겠구나.
등붙일 집 한칸 마련하려면.
곱디고운 네 목소리 듣던 오후내내
바하의 피아노 31#이 흐르고
비가 내렸다.
그리고 보이는 내 방 문 창 너머로
옛날 우리들이 얼어붙은 발을 질질끌고 넘었던,
태백산 연화산의 붉은 시냇물이
가슴에 콱!하고
얹.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