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보내고.
그에 누워 계십니까?
모든 소원 다 들어 주신다구요?
할머니 가셨던 그길에 계십니까?
어디까지 가셔야 되나요?
아/버/지.
당신에게 드린 약속 반도 못 채웠는데....
코스모스가 흐드러지네요.
그길로 가십시오.
모듬것 다 떨치시고
인도하는 이가 있으시거든
손이라도 잡고 떠나세요.
차갑게 굳은 얼굴에
움푹 폐어 달려 있던 눈.
조용히 떠나고 싶으시지요?
저도 조용히 떠내 보내고 싶습니다.
녜.
그래야지요.
작년에는 준비가 되었었는데.
올해는 아닌가 봅니다.
싸리버섯 솔잎과 따다 끓여주셨던 국.
이제는 제가 따다
매년 아저비 제상에 올려야지요.
늦은 밤 학교에서 늦을라치면,
오촉전구 밝혀 놓고 마루에서 서성이셨더랬지요?
이제는 제가 아버지 기다려야 되겠군요.
코스모스 널부러진 그 길로 가십시요.
바람따라 가다 힘드시거든 할머니 손이라도 빌려서.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