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 무고 하신지요
숙자네랑 은빈네 할아버님도
우리 이쁜 미동이는 아장아장 걷겠네요
단발머리 안나는 교회 잘 다니지요
이장 댁 누렁이는 새끼 낳았겠네요
큰아이 학자금 마련했다시겠네요
현수네 큰조카가 돌아왔다면서요
섬으로 팔려갔다 온전히 왔다구요
참 축복이어요
감사해야겠네요
엊그제 추석에도 풍성하셨든가요
늙으신 부모 팔에 아이 두고 갔던 이들
다 돌아왔든가요
모두 다 왔든가요
세월 어떠하셔요, 물어도 되는지요
간밤의 소식으로 비 많았다면서요
논둑이랑 밭이랑이랑 무너지진 않았나요
서울서 대학생들 봉사하러 오겠네요
올해도 예년처럼 일이 더뎌지겠네요
쌀금 내려갔단 소식 매일처럼 듣지요
소일없어 노상으로 이부자리 삼는 이
서울에는 불었대요, 안타까워요
저는 그냥저냥만 하지요
잘 살아보겠단 꿈만 안고 살아요
꿈조차 없어지면 어쩌나 하지요
험한 세상 더 쓸쓸해지면 어쩌나 하지요
소망 잃지 마셔요, 아이들이 보잖아요
기도 잊지 마셔요, 아이들이 보잖아요
참다보면 좋은 날 다시 돌아오겠지요
살다보면 예전처럼 용기도 나겠지요
평안하세요 고향이여
언제나 당신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