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난- 
 
 
어머나...
저 푸르고 싱싱했던 등걸에서 
재 되면 어쩌려고 저토록 
뜨거운 불장난을 하고 있을까?

푸르다 못해 말갛고 숫기 없이 청초했고
배시시 수줍어 내우 하던...
사랑하네 어쩌네 남세스럽게 소문도 무성했던 
뜨겁던 젊은 날은 지났건만

울긋불긋 농염하게 짙어진 그 마음은 
어느새 활활 세찬 불길로 내 곁에 다가 와 
벌겋게 함께 타고 말았네.

온몸으로 받았던 그 열기로 뜨거워진 얼굴과 가슴
얼른 동이라도 터 오면 그 뒤에 숨길수나 있으련만
차마 수줍어 어디에 둘지도 몰랐던 속 내를 걸어둔 창 앞에
아침이 오기도 전 오색등 밝히고 찾아온 너를 향해
나는 또 덥석 안기고 말았네.

불질은 누가 먼저 해 놓고...
누가 먼저 내 가슴에 불질을 해 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