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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와 여우
BY moklyun 2003-09-04
가시나무와 여우
글/몽련
황량한 벌판에
서 있는 가시나무는
고난의 세월을 가시로 달았네
밤마다 가시나무 밑에서
별을 보던 여우에게
가시나무는 말하네
흐르는 물처럼 흔적 없는 나무라고
찌르지 못 하는 가시를 달았다고
어리석은 여우가
자신이 처 놓은 교활의 덫에
긴 꼬리를 다치고
가시나무 곁을 찾으면
가시나무는 꼿꼿한
가시를 세우고 말을 한다네
생각 없는 여우가 되라고
먹이를 먹으면
먹이가 되는 여우가 되라고
오늘도 여우는 지혜의 가시에 찔렸다
2003.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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