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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고구마


BY 이청리 2003-06-21

눈물의 고구마



수천년 전
갑골 문자를 만들었던 사람들
우리 눈에는
하늘빛이 파랗게 비쳐오는데
그 빛을 넘으면
까만 먹빛이 자리를 틀고 있는 것을
건져 올린 사람들

세상의 높은 자리는
저 하늘빛이 아닌
까만 먹빛이라는 것을

그 뒤를 따라 가다보면
역사라는 고구마 줄기의
그 밑에는
부패와 열매와
눈물의 열매가
매달려 있는 것을

권력의 장작불 속에
밀어넣었던
고구마였던 우리들은
저들의 입맛에 따라
수없이 구워졌으리라

우리가 땅 속에서 받은
이 마음이 자라고 자라서
하늘에 닿고
하늘빛 그 뒤가 먹빛이라는 것을
우리 온몸으로 담고 살았으니

이 땅에서
저 높은 자리 차지 하다
물러난 뒤에 남은
역사라는 것은
한결 같이
부패라는 고구마라는 것을

우리는 언제나
이 눈물의 고구마를 내밀고 있었다

이제 저들이
이 눈물의 고구마라고 자처 하니
오아시스 물가모여라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