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한 모금씩 홀짝여도 초라하지 않는 사람
멋내지 않아도
깔끔한 매너로 가슴설레게 하는 사람
아름다운 여인의 매력을 인정해주고
따스한 팔로 어깨를 감싸며
[좋아한다]와 [사랑한다]의 차이점을 지적하는
밉지않은 웃음으로 옷깃을 여며주는 사람
우연히 친구를 만나도
머리를 쓸어주며
[내 갈비뼈]라고 당당히 소개하는 사람
몇 시간이고 말없이 바라보기만 하는
재미없어도 한없이 즐겁기만 한 사람
늦은 밤을 건너와
졸린 얼굴을 보며 큰 소리로 웃어야만 안심한다던 사람
버스 끊길세라
집 앞까지 바래다주며
살며시 보듬어 안고 택시비 달라던 귀여운 사람
늘 변함없는 온기로
기다림을 지키던 사람
단 한 순간도 슬픔을 주지 않던 사람이
떠날 날을 정해놓고 곱배기로 슬프게 한 순간,
소리없는 눈물을 안겨주며
익숙해져 버린 손끝으로 눈물을 훔쳐주는 사람
[내가 나쁜 놈이지]하면서도
서럽게 미소짓던 사람
미안한단 말 차마 못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소리로 울어야 했던 사람
반쪽짜리 사랑만 남기고 가버린
그래도...
그래도 소중한 나의 사람
하늘 우러러
눈물 흘리며 웃게 한 사람
내가 사랑한
그리고 사랑하고 사랑해야 할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