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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BY baada 2003-06-11

바다는 시작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다로 간다
바다 앞에서 제를 올리듯 다시 옷을 벗고
어망에 걸려 퍼득거리다 쓰러질지언정
바다를 향하여 걸어간다
하루는 심해다
너무도 깊고 푸르러서 알 수 없는 너의 얼굴에
가끔 나는 취해서 비틀거리다 쓰러지고
수평선을 ?으며 해가 쓰러지듯
바닥속으로 가라앉는 너와 나 사이의 꼭 그 만큼의 깊이를
측량하다 우리는 무너진다
바다는 끝이다
파도에 휩쓸리는 백사장 한낮의 흔적처럼
너의 얼굴을 쓸어가고 언어를 쓸어가고
햇살에 파닥이는 사금파리 한조각의 그리움을 쓸어가고
그리하여 모든 것을 쓸어가버린 한 낮의 기억들
치마폭에 품어안은 내 살내음마저 쓸어가버리면
바다는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깊이를 알 수없는 침묵속으로 가라앉는다

처음 붉은 해가 바다 속에서 솟구치듯
어미의 자궁속에서 해가 떠오른다
살점같은 빠알간 해가 솟는다

나는 다시 바다로 돌아가
어미의 자궁을 열고 해가 되고 싶다
누구나 처음엔 다 해가 되고 싶은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