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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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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동백


BY sjae 2003-05-12

노루꼬리만큼이나 짧은 봄을
밀쳐내고 있는 빗속을 거슬러
선운사 동백 숲으로 갔습니다

여름을 재촉하는 빗줄기에
봄이 밀리듯
그렇게 그리움을
떨쳐버리고 싶었습니다

미처 다, 피우지 못한 꽃송이가
통째로 떨어지듯
몸에 다 피지 못한 그리움의 싹마저
털어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돌아서 내려오는 발뒤축을 따라
불어난 도솔천의 급류를 타고
두고 온 붉은 그리움이 따라왔음을
산을 내려온 후에야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