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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79

꽃 피게 해주세요


BY 얀~ 2003-01-27


인 연

박미용 제3시집



꽃 피게 해주세요꽃 피게 해주세요꽃 피게 해주세요

시집 판매수익금 전액은 암환자와 장애인을 위해 쓰여집니다. 1구좌 5,000원
이며 송금하신 금액만큼 제 3시집을 발송해 드립니다. 농협 419-12-212061/
국민은행 455-21-0660-802(예금주 박미용) ♥
나누는 기쁨을 함께 누리세요. H.P 016-212-3304

박미용 홈페이지 입니다.(클릭하세요^^)



꽃 피게 해주세요




꽃 피게 해주세요 / 박미용


얼마나 아팠는지 말로 못합니다

주리를 트는 것처럼 무릎이 녹고
허리가 부서지고 어깨가 내려앉아
물고가 나는 듯 했습니다.
앉지도 못하고 일어서지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꿈꾸고 있습니다
스러지면서도
끝끝내 나는 꿈꿀 것입니다.
꿈꾸지 않는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
살아 꽃을 보여줄 수 없어도
꿈꾸다 죽어
내가 꽃이 될 겁니다

귀 기울이면
속살거리는 소리
꿈꾸는 소리

춘설 속에서
목련이 벙글고 있습니다.




꽃 피게 해주세요



   눈물겹게 살자 / 박미용


하도 날씨가 화창해서
봄바람 났으면.

가버린 너 생각하며
한 사흘 딴전을 피웠더니

눈바람 났구나.
피는 목련꽃 봉오리 위로
하얗게 쏟아지는 춘설.
무덤 위에도 하얗게 쌓이겠구나.

폐결핵으로, 항암치료로
살을 도려내고 그토록 몸을 볶아치고도
또 찾아온 병-임파부종
뚱뚱부어 터질 것 같은 팔덩어리를
확 잘라버리고 말까.
고단한 육신을 훨훨 벗고
그리운 너 찾아 날아 갈까.

내 몸 구석구석에서 나를 떠나자고 두런거리는 소리.
그 은밀한 속삭임 빛나는 유혹을
싹조차 틔우지 말라고 춘설이 내린다.

아직도 총명한 나를 꿈꾸는
착한 사람들
그 가슴아픈 사랑과 기대를 어깨에 걸고
하루를 걷는다.
눈속을 걷는다.

목련꽃이 피지 않아도
땅에는 감사할 것이 너무 많다고.




꽃 피게 해주세요



   이명耳鳴 / 박미용


귀속에서
기차 소리가 난다
어떤 시인은 매미 소리라고 했지만
아무리 들어도 이건 기차 화통 소리다
커졌다 작아졌다 화통 속에 울화통

화禍를 안고 사는 것은
독毒을 품고 사는 것이라는데
대가리를 쳐든 독사처럼
혀를 낼름거리며 기차가 달린다

세상 인연 끓지 말고
얽힌 매듭 하나하나 풀어야한다고
온종일
주문呪文처럼 웅얼대는 붉은 속삭임

어디로 가는 기차인가
언제 떠나나
돌아올 수는 있는 건가
예언을 알아듣지 못하는 답답함

해마다 가을이면 들려오는
귀울음 소리



안녕하세요, 얀~입니다.
박미용(시인, 국어교사)님의 제3시집 《인 연》이 나왔습니다.
시집을 받고 작은 도움이나 될까 싶어 만들어 봤습니다.
부족하지만 예쁘게 봐주세요.

사진은 유성용님의 지리산편지에서 가져왔습니다.(클릭)

작성자는 얀~입니다.(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