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무작정 그립다 가을에는...
지독하게 사랑한 것도
영원토록 기억할만한 것도
그저 그럴것도 없는 사소한 일들까지
뜬금없이 보고 싶은 그 마음은
종일토록 먼 산을 보게한다.
입가에 번지는 웃음
눈가에 어른거리는 그모습
뇌리로 스쳐가는 잊지 못한 이름들
하염없이 거닐며 사색한다.
딱히 발길 닿을 곳도 없고
생각을 정하고 찾아갈 곳도 없건만
무작정 들길따라 걷다가
코스모스 곁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다.
속살거리며 붉게 짙어가는 오늘은
여름 내내 담아 두었던
사모치는 그리움을 둘둘 말아
떠 가는 조각 구름에 너를 실어 보낸다.
내 가슴에
숨떡이는 옛 향기 곱게 접어
날 푸른 어느날
샛강에 흐르는
춤추는 물결에게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