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굶는 이유란 것이 늘 그렇듯
시간의 밖을 잠시 두리번거리다 이미 늦고
때로 박자가 맞지 않으면 빈 입만 다셔야 하고
해서 시간의 발길은 빚쟁이 같아 싫은 것이
도(道)란 것이 밥 없이 안 되는 건가 회의도 해보고
너무 오래 써먹은 입술처럼
저도 소화가 지겨워진 위장(胃臟)이겠건만
한번도 포기한 적 없이 심장을 흐르는 욕망처럼
습관이란 또 무서운 것이 아니던가
예습 없이 산 날들 다시 복습하면서
먼지보다 무거울 것 없는 잡념들을 비벼 넣는
부동의 관습을 향해 내 온몸을 들이받는 일
아침이면 소화불량 과욕의 찌끼들 뒷간에다 내지르고
사자평 無人 골짜기에 죽여야 할 그 무엇이 있는지
'네 스승을 죽여라!' 화두 이마에 꽂고
면벽세월 하는 그의 허기진 선방(禪房)을 생각한다
고지(高地) 선밥 한 공기 정한수 한 방울 앞에
그의 道는 먼저 자신의 식도를 죽이는 연습일까
눈물도 먹은 것이 있어야 나오는 법
눈물 흘릴 정도의 양식이든 양심이든 늘 먹어야 사느니
웅크린 등어리 죽어라고 두들기는 목어(木魚)소리
그 소리 좇아 바람의 딸꾹질처럼
공산을 오르내리게 하는 그 외길은
아 누구의 식도인가 울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