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만 사랑했으면
제발
숨겨둔 것은 모른 척 할 수 있다면....
딩구는 깡통의 찌그러진 단면을 차면서
발끝에 채이는 느슨한 잡초의 몸짓을 무심하게 밟으며
외면하는 법을 배운다...
맑은 눈은 이젠 없다.
후미진 골목길을 어슬렁거리는
도둑 고양이의 굼뜬 욕심만이
남은 의식을 붙잡고
모든 것은
다
꼭,,,꼭,,,숨어 있다.
그림자로 색을 잃어 버린 얼굴은
희뿌연 벽지에 너울거리고
흐르기를 잃어버린
내 존재감은
끊어질 듯이
비굴한 숨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