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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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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이 된다.


BY 개망초꽃 200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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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필 즈음.. 내 마음은 그대를 향해 피어나고 있었다. 하얀꽃을 머리에 얹고 그대가 항상 기다리는 그 도로가로 빠르게 걸어가곤 했다. 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햇볕이 강한 날은 모자를 쓰고 흐린 날은 꽃무니가 화려한 치마를 입고 싶었다. 나는... 어떤 낯선 사람을 위해 기다림이 즐거웠던 적이 있었는지 기다림이 지겹지 않은 적이 있었는지... 생각한다고 달라질 건 없지만... 나는 지금도 처음 본 그대를 생각한다. 토라진 내 얼굴을 톡 건드리던 손끝도 샴푸냄새가 난다며 들이시던 숨소리도 아무말없이 마주보던 간절한 눈동자도 그대 생각속에 있다. 그 흔한 나만 사랑한다는 언약도 하지 않았다. 통속적인 영원하자는 약속도 받아내지 못했다. 내 스스로 내가 피어나 그대를 만났고 그대는 그런 나를 발견했다. 그게 우리 사랑의 시작이였다,라고 말할 뿐. 나 그대 없이는 알될거다. 그렇다하면 난 이미 지쳐버린 꽃이된다. 나 그대로의 그대에게 맡긴다. 그렇게되면 난 시들어도 향기롭고 소박한 찔레꽃이된다. 비가 오면 우산이 되고 개인날은 모자가 되고 흐린날은 하얀치마를 입은 그대만의 찔레꽃이된다. 스치는 그대 발길, 마주잡은 그대 손길, 옆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흡족한 내 사랑 ... 내 사람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