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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식탁


BY 파랑새 2002-06-06


***쓸쓸한 식탁***

               *글.파랑새*

어김없이 찾아드는 시간
잘 차려진 식탁을 꿈꾸며
메뉴를 풀어 헤친다.


있는건 모두 꺼내서 놓아 보지만
결국은 제자리로 향하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채
쓸쓸히 비어있는 식탁엔
머그잔 하나에 출렁이는 액체


따뜻한 식탁을 꿈꿨던 자리엔
주인없는 의자만이 덩그러니 남아
세상살이 위치를 알려 주듯
쓸쓸한 모습으로 함께 하고


빈 식탁앞에 앉아
혼자가 되어가는 과정
천천히 마음의 두팔벌려
삶의 위치를 깨달아 가야 하는건 아닌지


마주하는 이 없는 허전한 공간
아무것도 차려지지 않는 쓸쓸한 식탁
결국 그렇게 인생은
빈 식탁 같은 건지도 모른다.

2002.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