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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23

그 사람 사랑하지 않습니다.


BY 개망초꽃 2002-05-14


           
            서 있을 곳이 어디인지 
            서성거릴때가 많습니다.
            기웃거리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때는
            그 사람이 원망스러워
            전화를 걸지만 한마디도 못하고 중간에
            전화기를 닫아 버린답니다.

            남아 있는 걸 주어 담으려 
            애를 쓸때가 많습니다.
            사실...별로 없지만....
            보잘것 없는 싸리 울타리도
            손바닥만한 땅도 없습니다.

            다른 사랑을 찾으려 
            애를 쓸때가 있습니다.
            눈이 멀었나봅니다.
            어떤 사람도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멍든 가슴이 울컥거려
            멍하니 차창만 바라봅니다.
            
            비 냄새가 납니다.
            비가 그친 후에도 비 냄새는
            나의 하루을 후벼놓고 갑니다.

            이틀동안 비와 함께 지내면서
            소나무에 내리는 물방울을 보면서
            차창에 미끄럼 타는 비의 장난을 보면서
            밤이 젖는 비의 슬픔을 안고서...
            그렇게 이틀을 보냈습니다.

            오늘 아침은 정말 화창 했습니다.
            어쩜 저리도 하늘이 없는 것 같은지...

            4월은 가고 5월입니다.
            왜 이리 시간이 쏜살같이 빠른지...

            일터로 나갈 때.
            나뭇잎의 손짓따라 걸었습니다.
            온몸으로 비를 마신 풀꽃따라 살살살 걸었습니다.

            그리고 나무에게 풀꽃에게 
            이렇게 외치기도 했습니다.
            "야들아!!!! 나 이제는 행복할래~~~~~~~~"

            저녁까지도 그랬는데...
            다시금 초라해진 내가 여기 있습니다.

            하루가 끝나도 끝나지 않는 이 놈의 우울증은
            버리자 버린다 말로만 떠들고 글로만 썼나봅니다.
 
            사랑은 없어도 되는데
            버릴 수 없는 외로움 때문에 
            애를 쓸때가 많습니다

            나의 복수는 그 사람을 철저히 잊어버림.
            진실하고 다정한 사람과의 만남.
            추억이라며 웃으며 얘기할 수 덤덤함.
      
            그리움은 아닙니다
            혹시나하는 해후? 그건 더욱 더 아닙니다.
            그 사람은 나 하나 버림으로 편하다 하는데
            나는 홀로 되어 서럽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 사랑하지 않습니다.
            비가 오면 비처럼 슬프기 때문입니다
            비처럼 내가 젖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