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초 한자루 불 밝히오." 야트막히 내 작은 동산에 그대 초 한자루 불 밝히오. 아~아~ 이제 나는 몇번이나 이 아름다운 계절을 노래할수 있을까... 아지랑이 안개 마냥 모락모락 필때부터 화려한 자태 장미 꽃봉우리 질때까지 나는 늘 그대를 노래 했었소. 대지가 계절 계절 화려한 옷으로 갈아 입었고 나는 그때마다 난파된 작은배가 되어 바다위를 쓸쓸히 떠다녔다오. 되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는 내 가슴 한구석에 공허함으로 낙인되어 늘 고뇌의 늪으로 인도됐지만... 그대가 함께 공존할 수 있었기에 나는 행복이였다오. 지금은... 후두둑... 내 눈물같은 비가 이 어둠을 삼키우고 나는 온전히 그대 생각으로 하얀밤을 지새고 있소. 여전히 길 잃은 나그네처럼 갈곳 몰라 허둥대니 그대는 여전히 내 등불이 되어주는 구료. 낮이면 그 남은 불빛으로 하여... 탁한 공기 일일이 걸러내어 한모금 이슬로 내 목 축이게 하니 이 낮 또한 혼자가 아니라 생각하오. 방울 방울... 녹아내린 촛농 고이 받아 모아 또 한자루 그대 모습 만들며 내 사랑으로 심지 끼우고 내 입김으로 불 당기리니... 행여 꺼질세라 행여 부러질세라 나는 열두폭 비단치마 조심스러이 바람 막아보오. ...02/5/2 비내리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