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위에 부서지는 아침햇살
숲을 깨우는 휘황한 폭죽이다
이슬이 허공을 빚어
연산 홍 붉은 꽃은 피어나고
단단한 바위틈에 몸을 심은 채
어둠을 털며 잠을 깨는 진홍색 꽃잎
가슴이 저리도록 아름답다.
나비는 어디에서 자고 있을까
열려진 꽃 안에 꽃술이 보인다.
새 울음으로 흔들리는 숲 속에
초록거미가 완성한 이 차원의 곳간
영롱한 이슬만 줄줄이 꿰어졌다.
숲길을 타고 내달리는 바람.
낮은 풀 섶을 쓸어 넘기다가
나뭇잎 부 비는 소리와 솔 향을 담은 채
새벽이 걷히는 세상으로 몰려간다.
회색 건물과 혼탁한 거리를 돌아
얼룩 진 모든 곳을 씻을 것이다.
여명을 지우며 퍼지는 미간을 접는 강렬한 빛.
이마에 손을 올려 그늘을 만들고
높게 올려다본 아침 하늘
젊은 날의 가슴처럼 호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