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 해가 지는 곳,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리면 오동나무 보랏빛 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나도 흔들리고 빨강 물감과 파랑이 만나 황홀한 천을 펴네 화사한 미소로 달라 붙어 놀다가 잘생긴 얼굴 포옥 감싸고 잠이 든다 밤이면 보드라운 맨살로 흔들리고 나도 흔들리고 봄이라고 곧 여름이라고 옷을 벗네 서른 여섯 해 봄, 눈물의 독주를 마시고 배시시 웃으며 알몸이 된 그녀를 따라 나도 알몸 되어 봄이라고 곧 여름이라고 자궁에 씨앗받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