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변 두루미
날개는 없지만
아픔을 인내하는만큼
흰빛이 더해져
고귀한 족속이 되지
날개에 머물렀던
사랑 열정이 간절한만큼
붙잡으려해도 어김 없이
때가되면 떠나겠지
맹렬하게 살며
목 터져라 외치던
설움도 강물에 풀어져
때가되면 흐르겠지
악물고 버틴
꿈이나 희망이 옥죄면
쓸모 없는 나란 놈도
날려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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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변의 두루미를 보며
날개에 머물렀던 간절함은 무엇인가
때가 되면 풀어지는 어김없는 마법은
두루미가 고귀한 족속임을 밝히는
상징인데
사랑과 행복을 죄다 울타리 너머
강으로 흘려 풀어야 할만큼
세속적인 아픔을 지니고 있으니
차라리 화자가 두루미로 감정이입되어
진지하게 무심천변을 바라볼 수는 없는지
그게 아니라면
두루미가 화자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이미지를 더 구체화시켜야지만
아프고 시린 겨울추억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을텐데
오락가락하는 님의 모습인가
어디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님의 마음인가
명료한 실체가 없는 넋두리는
괜한 어지러움을 더해 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