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승리
그녀가 부르는 건 내가 아냐
분바른 화사한 얼굴로
농염하게 놀아나는 그녀의 자태에
내 얼굴은 벌에 쐬어 톡톡 붉어지고
나비 가루 가려움에 진물이 흘러
그녀가 손짓하는 건 내가 아냐
향내나는 요란한 춤으로
요염하게 흔들리는 그녀의 속살에
검게 튼 뱃가죽만 축축 늘어지고
헛구역질 동반한 열등의식만 배불러
그녀의 노래는 날 들으란 게 아냐
맑고 부드러운 혀로
건장한 해를 부르고 달의 기운을 채워
비와 몸을 섞으려는 몸부림이야
눈 흘기는 난 빈 껍데기만 살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