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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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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BY 한서설 2002-03-23

그의 낮은 목소리를 듣고 싶어
수화기를 들고
큰 번호를 눌렀습니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사오니~"

녹음 목소리가
건조하게 흘러 나왔습니다.


01로 시작되는 그의 작은 번호를 급하게 눌렀습니다.

"고객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음성사서함으로~"

허허로운 기계음이 또 흘러 나왔습니다.


타는 갈증에
핸드폰의 문자를 다시 꼬옥 눌렀습니다.

"너. 어디야, 뭐해?" 라고 썼다가
내 마음을 들키는 것 같아
서둘러 고쳤습니다.

"바쁘세요?"

그리곤
허겁지겁 보냈습니다.

역시 반응이 없습니다.

나, 목이 마렵습니다.

다시
이메일의 창을 열고
'편지쓰기'를 클릭했습니다.

급한 마음에
<Emergency>라고 제목부터 뽑았습니다.
제목을 쓰고 한참을 기다리다가

"연락이 안돼요..."

달랑,
한 줄만
간지럽게 보냈습니다.

그는 여전히 불통입니다.

이제
겨우 3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 속의
초침은 그 바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게 흐르고 있습니다.


이러다
숨이 멎는 게 아닌지...

그는 나의 갈증을 알지 못합니다.


나,
진한 커피
큰 사발에 담아

벌컥 벌컥
들이 마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