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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비, 겨울비


BY 얀~ 2002-02-05

때이른 비, 겨울비


저기압으로 갑갑한 머리
떠올리는 건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싶은 욕망
어둠을 타고
한낮의 고통은
솔잎 두들기며 네가 오려는
암시(暗示)였구나
때이른 비, 겨울비

과수원 비탈에 앉아
소나무 우산 삼고
널 친구삼아 귀 열었던
하얀 카라와 검은색 상하 교복
촉촉히 젖어들던 너의 손길 그리운
단발머리 소녀, 오늘도
혼자 답답하니 친구로 온거지
때이른 비, 겨울비

실감 못하는 혼몽
몸이 원하는 대로
수장되어 떠돌고픈, 외로운 나
영혼이라도 씻어
진살한 삶 일구라고
눈물처럼 떨구며 기도하는
때이른 비, 겨울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