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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틀니


BY 염원정 2002-01-28

--어머니와 틀니--

                                염원정


눈 내리는 창가에 앉아서
저녁 내내
귀지를 후비던 어머니
나는 못 듣는
천리 밖에서 나는
무슨 소리라도 들으신 걸까

큰 눈을 가지고도
제대로 한 치 앞을 못 보는
나와는 달리
눈감고도
천리가 보인다는 어머니
일찍 잠자리에 드시는 걸 보니
오늘은 만리도 가시겠네

일흔 여섯의 곤한 잠은
화장실 세면대에
당신 마음처럼 깨끗이 닦아 둔
틀니 때문일지도 몰라
세상 밖까지 나갔을
볼우물 깊은
어머니의 꿈을 읊는지
틀니는
천사처럼 웃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