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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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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꽃같은 사람.


BY 개망초꽃 200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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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라 말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들꽃을 보면 나를 보듯 본다고 했습니다. 들 길에 핀 꽃 따라 걷다가 꽃 따라 돌아오던 길가엔 이름모를 풀꽃이 우리의 사연처럼 많았습니다. 하얀색이라 말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얀 원피스를 보면 나를 보듯 뒤돌아 본다고 했습니다. 하얀 소국을 바구니에 담아 내 앞에 수줍게 내밀던 시월... 하얀색이 나를 닮았다 했습니다. 해마다 꽃씨를 보내주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꽃씨를 받으며 봄을 기다리듯 나를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봄이면 앞뜰에 꽃씨를 뿌려 놓고 발자국 소리에 싹이 튼다며... 아침에도 저녁에도 뜰로 나가 내가 사는 북쪽 하늘을 본다 했습니다. 꽃을 보면 내가 보고싶어 눈물이 앞을 가린다 했습니다. 들꽃 한아름 꺾어 하루에도 몇번씩 달려오고 싶다 했습니다. 수없이 헤어져도 노오란 달맞이꽃이 피었다며 산자락에 흰구절초가 피었다며... 문자를 보내던 사람. 잊혀질만 하면 내게 꽃소식을 전하던 하얀 꽃같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슬픔으로 시든... 꽃같은 사람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