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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월 --
BY 부 초 2002-01-21
무심히 지나치던
갈대잎 욱어진 들길에
하얀눈이 내린다.
텅빈 가슴은
허공속을 헤메고
아득한 옛날에
잊혀졌든 추억들이
하나둘씩 머리속을 스쳐간다.
億迲(억겁)의 세월이 흐른 후에도
산과 들 하늘과 바람은
변함이 없는데
잠시 머물다가 지나가는
우리네 삶은
아무런 흔적도 없이
만남과 이별속에서
조용히 사라저 버린다.
살아온 생명들이나
살아가야 할 생명들도
무대위에 올려진 연극처럼
막이 내리면
장막속으로 사라저가는
배우들처럼
세월이 흘러가면
허공속으로 사라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