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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온 아침


BY 염원정 2001-12-18

 

--첫눈 온 아침--

                                        염원정

 

밤새
누가 차려놓았을까
저 씻부신 듯 눈부신 아침상을

긴 겨울밤 허기진 속
달랠 길 없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내가 흘린
꼭 그만큼의 눈물로
어두운 시간 속에서도
성찬을 차려내는
감동

첫걸음이라 어설픈가
살풋 앉는 듯 나는 듯
언뜻 서리 같기도 한
여리고 순결한 첫눈이여

내 젓가락 대기 아까워
아무도 초대 안 한
아침상을
햇살은 언제부턴가 엿보며
붉은 혀를 널름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