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직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웃을 때 드러나던 그 사람의 잇속과 걸을 때의 뒷모습과 내게 불러주던 노래.. 소리내며 튕기던 손가락, 담배 피우던 모습, 세수하고 난 뒤 젖어 있던 머릿결까지.. 그 사람과 걷던 명동길 그 사람과 얘기하던 그 벤치 그 사람의 친구들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생각난다. 그러나 단 하나. 그 사람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