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아 너 왜 울고 있니
계절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소리 없이 흐느끼고 있니
갈것은 가고, 올것은 오는데
너, 굳이 연연해 울고 있구나.
아무리 붙잡아도 맘 떠난 님처럼
매정히 뿌리치는 님의 손처럼
핏기 없는 우유빛 얼굴에
먹구름이 잔득이구나.
너가 우니
핏빛 나무도 울고
낙엽으로 출렁이던 거리도 울고
찬란한 햇살도 숨어버렸다.
떠나간 님 옷자락이라도 붙잡아
목 놓아 한번 울어보지 못한
멍든 가슴으로
눈이 퉁퉁 부었구나.
이제 그만 울어주렴
너가 운다고
저만치 와 있는 겨울이
발길 돌려 산 넘어 가겠니.
이제 그만 울어주렴
너가 운다고
안개속으로 사라진 발자욱
내 품으로 달려 오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