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길--
염원정
뽀얀 맨발로 넘어가는
하늘 밖 잠꼬대
목마르게 배꼽을 후비다보면
젖빛 노란 밀랍 속에 달이
알몸으로 자고 있어요
머리도 가슴도 없는
발그레한 숨을 쉬며
사방에 천도의 단물을 흘려요
내 별자리는 어디일까
단전의 물소리 따라
가려운 겨드랑이 사이로
흉 진 탯줄의 비밀이 풀리고
떡잎 같은 날개가 돋아요
새벽빛 뒤척이던 꿈의 바다는
창공을 두드리는
갈매기 흰 손길 따라
은빛 비늘 기지개로 쏟으며
아침 해 눈부신 기척에
쨍하니 깨지는 보드라운 창
조각난 꿈은 길을 잃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