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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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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아름다워라


BY 미나리 2001-09-15


가을이 온다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자 낙엽이 떨어진다
사랑의 대가로 깨달음과 고통을 얻고 기쁨을 잃었다
그리고 고요한 바다
햇빛만 잔잔하구나
거친 풍랑에 찍긴 배의 깃발만 아직도 살아서 나붓끼구나
견딜 수없이 지루하던 시간도 흘러가고
이제 가을 속에 혼자 서있다
그것이 별로 슬프지 않다.
빈 마음과 운동화만 있다면
인생의 어느 길이라도 가지 않으랴
험난한 산길이라도 오르지 않으랴
이윽고 대양(大洋)에 이르지 않으랴
인생은 흘러가는 것
지난 것들과 작별하며
휘파람 가볍게 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생이 흘러가는 곳, 그 물줄기를 따라
그렇게 흘러가면 되는 것.
열정적인 한 순간의 노래로도
충분히 구원받는 생.
생은 아름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