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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음주운전 상습범의 얼굴 공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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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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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연습 23..


BY 민도식 2001-09-09

흰 눈이 내리는 날에는
여느 사람들과는 다른
추억의 고리를 만들고자
다짐을 하였건만

눈 내리는 날
창가를 보며 추억보다는
추위를 핑게삼아
따뜻한 아랫목을 찾는다

따뜻한 목도리가 없어도
감기를 알지 못했던 나의 겨울은
두꺼운 외투로 의지를 해도
기침을 연신 해댄다

쌓인 눈 위로
다정한 발자국을
오래오래 남기고자
여름날을 상상으로
채웠건만

겨울의 산등성이에서
내가 남겨야 했던 건
쓸쓸한 혼자만의 슬픈
발자국 뿐

상상으로 그쳐야 하는
나의 겨울나기는
생각의 가지에 더 세찬
바람이 불어 닥친다

눈을 바라보면서
동심이 요구되는 날이지만
과학적 근거들로 눈을 바라보는
나의 겨울이 있다

가을의 아름다움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일기의
잉크가 채 마르기고 전에
슬픈 겨울의 일기를 채워야 하는
세태에 살아야 하는 나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 겨울을 보내고 싶다
오직 한 사람의 잊혀져 가는
얼굴만을 그려내며
한 손으로 그 형상을
곱게 파뭏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