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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69

우리는...


BY 민도식 2001-08-02

사랑한다는 말을
앞서서 꺼내지 않더라도
할말이 많은 우리는


그립다고 적지 않더라도
많은 공간을 진실로
채울 수 있는 우리는


보고 싶다고
소리치지 않더라도
당신과 나의 생활공간에
온통 채워져 있는 우리는


차가운 대지에
낮게 처하면서
온기를 두 손으로 모아
사랑의 기운을 발아시킨다


휴면을 모르는
우리 만남의 고리는
상록이 되어
그리움을 드리우고


남들이 쉽게 앓는
질투의 늪에서 허덕이지 않고
없는 갈등을 막으려는
생각의 사치 앞에
너털웃음을 짓는다


공중전화 옆에서
우체통 옆에서
걷고 있는 길모퉁이에서
마주보고 있는 우리는


묵시의 표정으로
서 있을지라도
우리는 서로를 너무나
잘 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