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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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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여운


BY 민도식 2001-08-02

울고 싶은 눈물을
오래도록 참아왔던 것처럼
말 못할 우리의 사랑은
믿음이란 단어아래로 절제 되었지만


만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에겐 배부른 것이었으며
우산하나를 펴지도 않고
한 울타리 속에서 걸을 수 있었던 우리는
진정 돌아서 행복이란 단어를
되 뇌일 수 있었다


육신의 피로보다는
서로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눈이
회색도시를 빛나게 했으며
잠시의 헤어짐 속에서
웃음의 여운을 남길 수 있었던 우리는
또 다시 채워야 할 그리움의
항아리를 가슴에 지닌 탓이다


절제된 감정의 시간아래서
우리의 사랑은 도리질했으며
마주잡은 손으로 우리는
끈끈한 서로에의 애착을
타인에겐 비밀처럼 엄숙히
전달해야 했다


누군가 자신의 아픔까지
사랑해 줄 때 사랑은 숭고하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하였지만
그것이 나의 곁에서
전개되어 가는 날들


돌아보면서 그의 사랑의
흔적들을 소중히 쓸어 안으며
연소 되지 않을 강렬한 사랑의
불꽃을 그에게 전한다


우리라는 말을 해야 할
이유가 없어지고
그와 내가 걷는 것이
둘이 아닌 하나가 될 때
우리의 사랑은 더 진한 감동으로
선율을 이룬다


쉽게 잠들 수 없는 밤에
또 다시 그에 대한
그리움의 둥지를 틀면
내일의 사랑을 성급히
가슴에 안으며 쓸어진다


그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날에
나의 사랑을
그의 머리칼 너머로 날려
그가 향하는 길에
훈풍으로 맞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