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월 12일 다섯시 삼십분,
사발시계가 울어대고 놀라서 앉았지만
어느새 도로 누웠는지
고단하여 5키로 넘게 살이 빠진 남편에게
밥은 고사하고
물 한 모금 먹이지 못해
자꾸만 걸리는데 장대비가 오네요
가슴에 구멍이 생겨 후회의 눈물이 쏘다지네요
깊은 잠에 빠져 비가 오는 지
죽은 듯 잠에 있던 내가 미워집니다
2.
5월 20일 일요일 하루, 남편 일을 체험하기로 했지요
남편은 에어컨을 설치해요 학원은 평일에 설치를 못하
니까 일정이 일요일에 잡힌거죠
에어컨 설치 장소는 모영어학원이었고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3층 이었죠 2층이 고시원인데 자전거가 여러
대 세워져 좁은 계단이 더 좁더라구요
무거운 건 남편이 들고 가벼운 것만 옮겼어요 첨음엔
쉽게 오르내렸는데 한대 한대 늘어갈수록 땀은 흘러
내리고 몸이 따라 주질 않더라구요 계단에 이런 글귀
가 써있더군요
"고시원에서 당부드립니다
계단을 오르내릴때 뛰듯이 내딛는
발소리는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 같이
울려퍼지게 됩니다
정겹게 나누는 대화와 웃음소리는
천지를 뒤 흔드는 천둥소리와 같이
울려퍼지게 됩니다"
자꾸만 바라다 보게 되더라구요 발걸음은 자꾸 무거워
지는데 무거운 몸을 조심해서 걷느라 더 힘들었죠 오랫
동안 작업을 하는 남편의 뒤에서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몸은 땀으로 흠뻑젖고 고개를 숙이면 얼굴선을 타고
땀방울이 바닥에 떨어졌죠
"여보 한 여름에도 휴가 한번 못가고 일해야하는 당신
에게 투정 많이 했었죠 묵묵히 일하는 당신이 자랑스럽
고 앞으로 투정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께요 사랑해요"
3.
몸이 흠뻑 젖었을 당신,
노래를 해주고 싶어요
엉덩이엔 땀띠
온전한 곳 없는 당신의 손
고단하지만 당신 있어 행복하니
늦은 밤, 술 한잔 권하면서
"하루 종일 수고했어요"라고 말해 줄랍니다
노래 해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