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춘당의 후예들 글읽는 소리
송씨문중의 대종손 제례
연산홍 피는 열두대문 대감의 기침소리
기왓장에 홑씨터져 자라나니
맹꽁이 빗길로 기어간다
선비의 걸음 걸음
학동의 댕기머리
훈장의 곰방대 속에
하늘천 따지 검을 현....
장닭은 열마리 암닭을 거느려
채마밭 둑에서 열무잎 털고
가랑가랑 오는비
이슬방울 맺힌 텃밭
나비는 헛간으로 들었겠지
백년지난
지금
송촌동엔
일만일천 아파트가 들어섰다
다리긴 여자들이 차를 몰고 나온다
구름을 이고선 아파트 옥상엔
탱크들이 두리번 거리고
에어컨 도는 소리
빗물 내려오는 소리
황색선 도로마다 줄짓는 바퀴들
열무 열무 감자감자 파가 있어요
수박 참외 토마도
고추 당근...
텃밭의 종년은 어디가고
도락구에 실린 채소장수 소리이레
세월 참 많이 변했다
한숨한번 쉬고 돌아보니
어, 자네 만득이 아녀
딱 한사람 날 알아보네
송촌리 이장하던 팔복이 아저씨
아이구
할배됐구먼.....
(송촌동은 대전티지 옆에 있는 마을입니다. 양반 송씨들이 모여 살아
宋村洞인데 석학인 동춘당 송준길님이 후학을 강학하던 동춘당이란 국보가 아직까지 남아 있지만 그 일대가 아파트촌이 되어 옛정취를 상실하였다고나 할까? 저는 그곳에서 한 사년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