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 금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0

아버지 2


BY sj64 2001-05-07

아버지 2

대숲을 헤치면 낮달같은 마당의 눈썹끝
삽자루만한 키의 토방이 가로놓이고
또 그 만큼의 높이위에 걸터앉은 마루 저만치
때절은 문지방 너머 아버지가 계신다

이젠 정말 목이 쉴대로 쉬어버린
임방울의 쑥대머리가 독경처럼 울려퍼지는
방 한가운데 와불처럼 누워 계신다
아무도 거두워들이지 않는 빨래가
만장같이 휘날리는 저물녁
서창엔 청대잎이 누군가의 일생을 제멋대로 썼다지우고
아무런 이의없이 그것을 바라만보는
목침만한 슬픔 울컥 토해내는


쓰디쓴 구절초에 지나지않은 오남매자식
먼먼 변두리 산으로 등을 돌리고

그래도 그 안부 궁금해
해저물녁 목메임이 깊고도 길어
와불처럼 누워 입정에 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