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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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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발자욱만


BY 꿈꾸는 집시 2001-04-19

~나에게는~


나에게는
보아도 보지 못 할
맑은 눈이 있습니다
애타게 보고파도
볼 수 없는
그런 눈이랍니다



눈이 감겨서도
아니랍니다
볼 수 없어 볼 수 없는
눈도 아니랍니다
내 눈이 너무 맑아
그래서 볼 수 없지요



때로는 한 쪽 눈을
지그시 감고
그렇게도 보고 픈 마음
간절하지만
그리도 그리도
할 수 없기에
말못한 나의 마음
전해 달라고
하늘의 구름만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나에게는
입이 있어도 말못한
입이 있습니다
벙어리라 그런 것
아니지요
하고픈 말들이야
하늘의 별 같지만
망설임에 망설임에
말못한 입이지요



때로는
술잔에 핑계를 대고
아는 듯 모르는 듯
가슴에 품은 마음
밤새도록 하고 싶지만
그리도 그리도
할 수 없어서
달에게 별에게
속삭입니다.



나에게는
걸어도 걷지 못 한
발이 있습니다
가고파 가고파도
갈 수가 없는
그런 발이랍니다



절뚝발이라서
갈 수 없는
그런 발이 아닙니다
갈 길만을 가야 할
그런 발이기에
그래서 갈 수 없지요



때로는 맨발로
소리 없는 맨발로
살며시 살며시
다가가고 싶지만
그리도 그리도
할 수 없어서
호젓한 오솔길만
쓸쓸히 걸어봅니다
그리움의 발자욱만
남겨 봅니다.



-꿈꾸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