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구두를 신고 자박 자박 걸어가던 여자가 미장원 앞에 멈췄다 들어갈까말까 몇번을 망설이다 도로 향한 채소가게 손에 들린 저녁 찬거리 이내 분주해져버린 마음 서른넷의 감춰둔 날개 속에 부러진 꽃꿈은 삶아 건져낸 나물국처럼 부어버리고 네모난 식탁위 귀빠진 유리잔 속엔 하얀미소만 동그랗게 남았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