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은 다아 지고 말았으리...
올해는 다시 가고 싶다 했거늘
사월이 다아 가도록 선운사엔 가지 못했다.
뒤안의 동백은 기다리다...
기다리다가....
홍조 가득했던 얼굴 땅에 쳐박으며
외로움에 자결하고 말았으리...
벗꽃이 눈처럼 휘날릴때
다시오마하고 떠나왔거늘
지난해 유난한 꽃비에도 가질 못했다.
스산히 올해도 꽃비는 내렸고
그곳엘 가지를 못했다.
선운사 동백은 기다리다가..
기다리다가...
지쳐버린 더운 입김으로
꽃잎 다아 말라 버렸으리라...
애처로운 자결이 있었으리라...
스산히 꽃비가 내리더니..
때늦은 춘설 내리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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