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걸어간 길은 멀기만 하고
이제 그대 모습 보이지 않아
내 앞에 놓인 커다란 바윗돌은
꿈적도 않으니
어이 그대를 따라갈 수 있을까
버리지 못한 미련들도
발아래 그득하지만
이제는
바위에 걸터 앉아 쉬고 싶다
한번만이라도
그대 나 부르는 소리 있다면
바위위에 올라도 서련만
그대 너무 앞으로만 가고
나의 모습 보이지 않아도
갈길을 가고 있으니
막혀버린 길위에
흥건이 젖은 미련들은
하염없이
지나온 길들만 바라보고
지나온 님의 그림자에 묻혀
어둔 그늘에 앉아
온 몸이 젖도록
움직일 수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