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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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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양 사 가는 길


BY 아네스 2001-03-31

                                            
백 양 사 가는길



삐죽 열려진 마음 틈으로

봄내음 거침없이 뛰어 들어와

날 무작정 밖으로 밀어내


온통 잿빛으로 가라앉아

봄 눈 펑펑 쏟아지는 날


친구와 둘이서 길 떠났습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세상!

하얀 눈으로 옷 갈아 입고

깊은 잠에 빠져 있습니다.


썰렁하고 초라했던 기차역은

옛날 모습 간곳없고

음악이 흐르고 아늑하고 따스하게

단장 되어 있고

요술상자 컴까지 데려다 놓고

나그네 맞아 들였습니다.


언제 기차를 탓는지 기억조차 없다며

즐거워하는 친구와

마음 한구석에 쌓아두었던 말들을

풀어 놓았습니다.


백양사 가는길은 

커다란 호수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으로 걸려있고


백양사 오솔길은

힌 눈으로 가득하고

나무가지엔 눈꽃으로 만개되어

우릴 흥분 시켰고


마흔개의 강을 넘고도 

몇개의 강을 더 건넌 우린

색바랜 추억들을 꺼내놓고

웃음꽃을 피웠다


하얀 눈 위에서 

마음 판에 그림그리 듯 

사진도 찍었다


산자락에 피어있는 안개구름은

봄 바람이 큰 입 벌려 먹어치웠고

눈 꽃또한 부는 바람에 

우리의 머리위에 옷 자락에 내려 앉아 

우릴 흠뻑 적셔 놓았다


산행으로 허긴진 배

취나물 겆절이로

봄향기 가득 채우고


돌아오는 산과 들엔

하얀 눈 흔적없이 사라지고

개나리 매화꽃으로

서 있었다


목포에서 올라온 

모과향기로

작설차 향기로 

유자향기로

우린 행복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