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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의 기차 나들이


BY j3406 2001-02-24

초봄의 기차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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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시(겨우) 서울 좀 가면서
그래도 여행이라고

기차가 출발하는데
괜히 콧등이 찡~ 해 온다

무슨 이유일까 ?
왔다 갔다 엉크러진 생각이
혼선을 이룬다

안개 자욱히
뽀얀 차창 밖으로

파 헤처 엎어놓은
논두렁 언덕에

두루미 한 마리가
한 발을 들고 서있다

두리두리
무엇을 궁리하고 있을까

한 짝을 기다리는가
외로워 찾고 있는가

들판이
삭막해서 할말을 잃는다

벼 베어낸 자리에
볏 집 대의 잔해들이

여기 저기
난장판을 이루고 있다

허술한
전 원 식 마당에

살구나무 감나무의
앙상한 가지 틈새기에

검으스레 까치집이
아직은 체 반처럼 얹혀있고

한 두 마리
잡 새들이

이리 저리
옮겨 날아다닌다

기차 속 여행길은
이것저것

망상의 보따리가
흐트러져 쏟아진다


2001 .2 .20 .
빛고을 예당 장경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