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의 기차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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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시(겨우) 서울 좀 가면서
그래도 여행이라고
기차가 출발하는데
괜히 콧등이 찡~ 해 온다
무슨 이유일까 ?
왔다 갔다 엉크러진 생각이
혼선을 이룬다
안개 자욱히
뽀얀 차창 밖으로
파 헤처 엎어놓은
논두렁 언덕에
두루미 한 마리가
한 발을 들고 서있다
두리두리
무엇을 궁리하고 있을까
한 짝을 기다리는가
외로워 찾고 있는가
들판이
삭막해서 할말을 잃는다
벼 베어낸 자리에
볏 집 대의 잔해들이
여기 저기
난장판을 이루고 있다
허술한
전 원 식 마당에
살구나무 감나무의
앙상한 가지 틈새기에
검으스레 까치집이
아직은 체 반처럼 얹혀있고
한 두 마리
잡 새들이
이리 저리
옮겨 날아다닌다
기차 속 여행길은
이것저것
망상의 보따리가
흐트러져 쏟아진다
2001 .2 .20 .
빛고을 예당 장경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