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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어미와 도회지 손님


BY ungic 2001-01-22

늙은 어미와 도회지 손님

저기 손님이 오시네
미끄러지는 듯 소리 없이
불쑥 닥아오는 승용차속으로
정갈하게 차려입은 도회지의 손님들....

동구밖 먼곳에 눈길주며
고샅 서성이는 늙은 어미는 중얼그린다
아무댁은 자슥 새끼 잘 낳아
설 팔월이면 억이야 박이야 하건마는

휴~우
긴 한숨 몰아쉬고
이태나 못 본 둘째 놈
하매나 올까
하매나 올까
이슥토록 기다린다
그놈의 팔자 우째 그리도 박복한지

저기 손님이 오시네
별빛 등져 어둠 타고
걸음 무겁게 놓으면서
대문소리 죽여 찾아드는 도회지 손님
.
.
.
.
와락 끌어안고
설움과 반가움 뒤섞인 눈물 왈칵 쏟아내며
아랫목에 앉힌다
이놈아
우짠다고 기별도 없었노
어디 몸이라도 성한지 어디 보자

건너 방에서 들려온다 마른기침 뒤로
인자 왔으면 됐지
울기는 와 우노 초상이라도 났나
그만 하거라
.
.
.
.
말없이 앉은 향리는
어느자식 가림없이 반기는데
저마다 형편은 이리도 다르는가

동지섣달 길고 긴 밤
늙은 어미는
정한수 장독대에 올려놓고
천지신명께 해를 걸쳐 빌고 또 빌었다



庚辰年이 다할쯤에
고개 떨구고 이태 걸러 찾아온 자식두고 애달파하는 어느 늙은 어미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