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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BY mujige.h 2001-01-06

한 벌의 옷도 정결하여

늘 푸른 냄새를 풍기는 사람


열 벌의 옷도 모자라서

늘 불안에 쫓기는 이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 만지는 사람


세찬 바람앞에 촛불 같은 위기에도

밝음을 위해 비굴한 몸짓을 하지 않는 사람


오르기 위해 앉은 사람의 머리를 밟는

무차별의 잔인함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이의 몸을

아래에서 묵묵히 바쳐들고 있는 사람


말없음으로 맑음을 더욱 크게 부르며

무지한 이의 허물을 관용으로 덮는 사람


무지 망작한 자기한테 너그럽고

타인에게 무자비한 애증의 형제를

뜨거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기다리는 사람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