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하나 바람에 날려와
싹트고 뿌리내려 자라온 동안
이만치 큰게
어디 우연이었겠는가
기쁜날보다는 추운날 더운날
슬프고 위태롭고 두려운날이 더 많았을 너의 지난날
그냥,무성한 가지에
색고운 초록의 자태에서
내가 어찌 그 슬펐던 일을 읽을 수가 있겠는가
오백년도 더 살았을 네 앞에서
오십년도 못산 내가
어찌 슬픔을 말할수 있겠는가
살을 도리는 아팠던 일들
오백년간이나 울어왔을 너의 가슴을
한사람 떠난 슬픔에
이제 겨우 한달 운 내가
어찌 해아릴수 있겠는가
다만 물어 보고 싶은건,나무야
내게는 죽고 싶도록 아픈 그리움
너는 이랬을때
어찌 견디며 살아왔더냐
사랑했었다
정말 사랑했었다
나무야
너만은 그 오래된 손으로
내 어깨를 다독여 다오.